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Untitled

고래가 없다. 우리에게는 고래가 없다
엄지발가락의 껍질이 일어나는 밤
주황빛의 무저갱을 유영하는 귀신고래가 우리에게 없다
창 밖에서 외발로 뛰는 애들은 어디 구석에 지느러미를 두고 온걸까
고래가, 고래가 없는 밤
아버지가 닭 잡는 칼로 마루를 열두 번 내리치니
뺨맞은 동생들처럼 습기가 엉겨붙는다
하루의 시작이 왜 백 명과의 악수입니까
돌아가며 인사하자, 그러고는 금방 잊는다
머리카락을 빌리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요
목화꽃이 보고 싶습니다. 사실은 꽃이 피기 전에 따먹고 싶지만...
고래가 아직도 없습니까?
탕탕 오롯이 열두 번
나는 구멍난 양말이 부끄러워 목이 긴 신발 안에 숨겼다

이가 들끓는 꼬마애가 손가락질을 한다, 네 지느러미 말이다 어디에 두고왔니?

아버지 저는 파다하게 숨기고 훔치고 도망칩니다
다만 한 가지

바라는 것을 말해볼까요

평화, 틀린 것처럼 그리고 다시

평화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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